“글로벌 산업 경쟁력 높이려면
中企 기술 업그레이드가 필수
경쟁력 확실한 분야 집중투자
혁신전략 글로벌 공조 나설것”
“4차 산업혁명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더해지면서 국가·산업 전반에서 문제해결과 가치창출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구조적 변혁이 본격화될 것이다. 국내·외 혁신전문가들을 규합해 기업과 국가의 변화전략을 돕는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이종일 기술경영경제학회장
인터뷰 이종일 기술경영경제학회장
이종일(사진) 기술경영경제학회 회장(한국뉴욕주립대 기획처장)은 “코로나19 상황에 정부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처럼, 앞으로 국가·산업 전 영역에서 정보공유가 문제해결과 가치창출의 유일한 해답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혁신전략·국제협력 전문가로, 2월 기술경영학회장에 1년 임기로 취임했다. 송도테크노파크 기획본부장, 한·이스라엘산업연구개발재단 사무총장,남서울대 교수,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제협력단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한국뉴욕주립대 교수(기술경영학과)로 재직하고 있다. 기술경영경제학회는 기술혁신, 기술경영, 국가 과학기술 정책·전략 분야 전문가 단체로 1992년 창립돼 960명의 정회원, 1300여 명의 학생회원을 두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바이오·로봇 등 혁신기술이 가져올 경제·사회·교육·문화 변화에 기업과 대학, 국가가 대응할 수 있도록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학회 창립 초기에 핵심기술 획득 전략과 정책 개발, 2000년대에는 국가혁신체계 구축, 2010년 이후에는 융합형 기술 획득방안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 글로벌 기술혁신 방법론과 정책 개발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면서 “경영학·경제학 분야 전문가 집단으로서 학문적 기초 위에서 실물경제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혁신주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글로벌 차원의 전략과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BTS, 기생충이 대표하듯 국내 제조업, 음악, 영화가 세계적 명성을 얻어 한류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학회의 국제화를 통해 학문분야의 한류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중·일 학술대회, 한국·베트남 공동 학회 등을 통해 글로벌 혁신전략 공조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기술경제학에서 얘기하는 ‘파괴적 기술’과 비슷한 점이 많다, 바이러스로 100만명 가까이 감염되고,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면 파괴적 기술은 코로나19 보다도 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후 의료시스템이 낙후된 나라들은 국제신뢰 상실과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봉쇄정책을 채택한 반면, 상대적으로 시스템이 양호한 나라들은 단계적 대응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했다”면서 “기술혁신 분야도 마찬가지로, 코로나로 수십조원이 지출되듯이 다른 나라의 파괴적 기술이 우리 경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확실한 분야에서 전주기적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신념이다. 산학연이 각자의 장점과 기능을 살려 각 혁신단계를 맡되, 정부는 단기간에 성과가 안 나오더라도 기초기술에 집중해 씨 뿌리기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라면서 “글로벌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의 국제공동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글로벌 기술협력 체계뿐 아니라 마케팅 네트워크로까지 연결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정부 지원 중소기업 R&D의 절반 정도를 국제공동 R&D에 투자하면 중소기업 경쟁력은 그 이상 올라갈 것”이라면서 “관련 재원이나 인력이 충분한 만큼 학회 등 전문가 집단과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타임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기사 원문 http://m.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0040902151431650001